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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와의 마지막이자 아름다웠던 기억 '애프터썬'

by 멜라우드 2023. 7.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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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구글 이미지

1. A24의 또 하나의 걸작

A24는 미국의 독립 영화 배급사입니다. 2012년에 설립되어 차별화된 예술적인 영화와 독특한 스토리텔링을 가진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다양한 장르와 주제의 작품을 지원하며 독립 영화인들에게 창작의 자유를 보장하여 신선한 영화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A24의 배급 작품 중에는 문라이트’, ‘레이티 버드’, ‘미드소마’, ‘이후’, 그리고 최근에 많은 상을 받은 에브리 띵,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가 있습니다. 이런 영화들을 통하여 헐리우드에 명성을 알린 A24는 독립 영화계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애프터썬도 A24를 대표할만한 작품에 당당히 꼽혀 깊이 있는 영화임을 증명하였습니다.

 

2. 잔잔한 플롯이지만 여운은 길다. 영화의 줄거리

이야기는 주인공인 소피가 20년전에 찍은 캠코더를 보면서 회상하며 시작됩니다. 11살인 소피는 31살인 아빠 캘럼과 둘만의 튀르키예 여행을 떠납니다. 그렇게 호화롭지만은 않지만 큰 수영장과 휴양지가 갖추어야할 요소들을 적당히 갖춘 호텔에서의 내용이 영화의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캘럼은 아내와 헤어졌지만 소피에게는 다정한 아빠였습니다. 호텔에서 둘은 수영도 같이하고 호텔에서의 식사도 같이 하는 등 재미있는 시간을 보냅니다. 11살 어린아이인 소피는 아빠와의 시간도 재미있게 보내고 호텔에서 만난 아이들과도 잘 어울려 놀게 됩니다. 오락실에서 오토바이 게임을 같이 즐기던 아이와 친해져서 나중에 뽀뽀까지 하게 되기도 하며 조금 나이터울이 나는 언니 오빠들과 수구 게임, 수다 떠는 자리에도 참여하기도 합니다. 아빠인 캘럼은 소피에세 무슨일이 일어나던 자신에게 다 말해주었으면 좋겠다라고 합니다. 그것이 설령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소피의 진심을 알고 싶어하는 캘럼의 모습이였습니다. 그리고 소피에게 자신이 없을때를 대비하여 호신술도 가르쳐 줍니다. 영화가 진행되는 장면장면마다 캘럼이 어둠속에서 춤을 추는 모습, 슬픔에 흐느끼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를 통해 캘럼은 우울증을 겪고 있음을 유추 할 수 있습니다. 스스로 이 우울증을 이겨내기 위하여 태극권을 수련하기도 하는데 소피는 이를 우스꽝스럽게 따라하기도 합니다. 호텔 노래자랑에서 소피는 아빠 몰래 노래를 부르겠다 신청하여 둘은 사소한 말다툼을 하게 됩니다. 그 날 밤 캘럼은 혼자 바닷가로 들어가 자살을 하려는 듯 보였으나 이내 다음 장면에서 다 벗고 숙소에서 자고있는 모습이 보여집니다. 소피는 오랫동안 호텔 밖에서 시간을 보내다 마스터키로 열어준 객실로 들어와 다 벗고 자고 있는 아빠를 보고 이불을 덮어줍니다. 영화는 주로 어린 소피의 시선에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어 아빠가 우울증을 겪는 것을 소피는 잘 모르는 듯 합니다. 여행이 끝나고 캘럼은 공항에서 소피를 데려다 줍니다. 소피가 비행기를 타러가는 모습을 마지막으로 캠코더로 찍으며 소피가 비행기를 타러 들어가자 캘럼은 굳은 표정으로 뒤에 있는 문을 열고 어둠속의 공간으로 들어가며 영화는 끝이 나게 됩니다.

 

 

3. 샬롯 웰스의 성공적인 장편 영화 데뷔

애프터썬은 감독 샬롯 웰스의 첫 장편 영화 데뷔작입니다. 첫 데뷔작 답지 않게 우수한 연출력과 디테일을 찾아 볼 수 있었습니다. 영화는 아빠 캘럼과 딸 소피를 분할하는 구도를 많이 보여줍니다. 예를들어 캘럼이 화장실에서 다친 팔을 치료하는 장면에서는 우울한 파란 빛이 주를 이루고 동시에 침실에서 책을 읽고 있는 소피는 따뜻한 노란 불빛 아래에 있습니다. 불빛 이외에도 소피는 노란색을 자주 마주하게 됩니다. 소피가 수영장에서 찍던 카메라, 리조트의 스탭들이 입고 있던 옷, 물놀이를 하며 입었던 잠수복, 같이 놀던 언니가 준 자유이용권의 색깔 등이 모두 노란색이었습니다. 어린 아이를 대변하는 노란색은 소피의 어린 시절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노란색은 상실의 색이라고 하는데 곧 있을 아빠와의 영원한 이별을 나타낸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줄거리에서도 짚었듯이 영화는 주로 소피의 시선에서 진행됩니다. 사춘기 소녀의 시선에서 바라본 여행은 섬세한 감정을 느끼는 자신이 주인공이 된 여행이었습니다. 아빠의 나이가 된 소피가 회상한다는 컨셉이 그 당시 아빠가 가졌을 아픔과 힘든 순간을 이제야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다라고 말하는 것 같아 슬프게 느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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